2026년 5월 7일 국회 본회의에서 '농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었습니다.
올해 전격적으로 실시되는 대대적인 '농지전수조사'에 대한 정부의 의지와 실행속도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상세히 살펴본 '농지전수조사'에 이어서,
오늘은 농지 소유자가 합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농어촌공사의 농지은행 임대수탁'이 무엇인지, 임대수탁의 신청조건과 대상, 신청방법에 대하여 알아보고 임대수탁 시의 혜택까지 알아볼까 합니다.
솔직히 저도 고령이신 아버지가 건강과 병원문제로 고향에 두고 온 농지가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 문제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농지전수조사 소식을 듣고 나서야 부랴부랴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알면 알수록 농지 소유자와 귀농 희망자 양쪽 모두 쉽지 않은 현실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저는 귀농을 목적으로 경기도에서 농지를 구하고 있는 반면에, 고향에 두고 온 아버지의 농지에 대해서는 농지전수조사에 대비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저와 비슷한 고민을 가지신 분들도 있을 수 있고, 농지 소유자로서 농지전수조사에 대한 막연한 걱정을 하고 계신 분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이번 시간에는 농지전수조사에 대비하여, 현행 농지법상 합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농어촌공사의 농지은행을 통한 임대수탁에 대하여 알아보고, 저와 비슷한 고민을 가진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 글을 작성합니다.
1. 농지법 개정, 결국 농지은행 임대수탁으로?
최근 대대적인 농지전수조사 소식과 농지법을 강화한다는 정부의 발표에 많은 농지 소유자분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과 농지법은 경자유전을 원칙으로 개인 간의 농지 임대차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질병, 고령, 취업 등 불가피한 사유로 직접 농사를 짓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경우, 이러한 상황에서 합법적으로 농지를 관리하고 자산을 지킬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 바로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지은행 임대수탁'입니다.
특히 이번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농지법개정안'을 보면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지은행 일거리가 엄청 늘어날 것 같습니다.
법적인 근거로는 농지법 제23조에서 명확히 규정하고 있으며, 한국농어촌공사를 통한 농지의 임대와 무상사용을 허용하는 것을 포함하여 9가지의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농지를 임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의 목적은 농지의 유휴화를 방지하고 농지 이용의 효율성을 높이며, 부재지주의 농지법 위반 리스크를 해소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오늘 이 포스팅에서는 한국농어촌공사를 통하여 농지를 임대수탁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한국농어촌공사에서는 농지은행을 통하여 농지의 임대수탁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아래의 이미지와 같은 농지은행의 인터넷 사이트를 방문하시면 농지의 임대수탁에 대하여 어느 정도는 알아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도 농지은행 사이트를 자주 이용하는 편이지만, 이 사이트의 정보만으로는 다양한 농지 소유자의 각각의 상황을 적용하거나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도 답답한 마음에 전화상담을 해보았는데 궁금증이 명쾌하게 해결되지는 않았습니다. 한 번이라도 농지은행에 전화로 상담해 보신 분들은 저와 같은 마음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정부가 농지전수조사와 농지법 강화를 추진하는 배경과 의도는 어느 정도 짐작이 되지만, 농지 소유자와 농민들이 평소에 생각하지 않았던 번거로움이 생기는 것도 고려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미 만들어 놓은 조직과 제도는 국민들이 사용하기 편리하고 궁금한 점을 문의하고 답변받기 편하게 제도와 조직을 보완하고 개선하는 노력도 병행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마음인데, 이런 마음이 저만의 개인적인 욕심일까요?
※ 용어 바로잡기 : 위탁경영과 임대수탁의 혼용
일반적으로 많은 분이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지은행에 땅을 맡기는 것을 '위탁경영'이라 부르지만, 정확한 용어는 임대수탁이며 두 용어의 농지법상의 개념은 엄연히 다릅니다.
1. 위탁경영(농지법 제9조): 농지 소유자가 농작업의 일부 또는 전부를 타인에게 보수를 지급하고 맡기는 것을 말합니다. 즉, 경영의 주체는 여전히 소유자입니다.
2. 임대수탁(농지법 제23조): 한국농어촌공사가 농지 소유자로부터 농지를 맡아(수탁), 이를 필요로 하는 농업인에게 임대하는 방식입니다.
농지은행을 통할 경우 예외적으로 임대차가 허용되는 구조이므로 '임대수탁'이 정확한 표현입니다.
2. 농지은행 임대수탁 신청조건 및 신청방법
농지은행에 임대수탁할 수 있는 농지는 모든 농지가 대상이 아니고, 다음 조건을 충족하여야 가능합니다.
첫 번째로, 농지의 소유기간입니다. 일반적으로 8년 이상 소유한 농지가 주대상입니다. 단, 상속된 농지나 이농 농지는 소유기간과 관계없이 위탁이 가능합니다.
두 번째는, 실제로 농업에 이용되고 있는 전, 답, 과수원입니다.
위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면 농지은행에 임대수탁이 가능하지만, 농지법 위반으로 이미 처분 명령이 내려진 농지, 이미 불법으로 임대 중이거나 전용된 농지는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또한 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업지역의 농지도 대상에서 제외되니 농지은행에 임대수탁을 고려하신다면 참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농지은행의 임대수탁을 위한 절차는 비교적 간편하며, 전국의 한국농어촌공사 지사 내에 있는 농지은행을 통해서 진행됩니다.
※ 신청방법과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농지은행 상담접수
2. 현지조사(농지상태 확인)
3. 수탁결정 및 수탁계약 체결
4. 임차인 모집공고 및 임차인 선정
5. 임대차 계약
※ 임대수탁을 위하여 준비해야 할 서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신분증 및 도장
2. 토지 등기부등본
3. 토지이용계획확인원
4. 농지대장(농지원부)
5. 농업경영체 등록확인서
3. 농지은행 임대수탁의 실질적인 혜택, 수수료 떼도 남는 이유
농지은행 임대수탁에 대해 "수수료까지 내면서 왜 하냐"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양도소득세 절세 효과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선택할 이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이 수수료까지 내면서 농지은행을 이용하는 이유는 명확한 실익이 있기 때문이며, 전국의 농지은행 사무실로 방문하시면 공식적으로 농지소유자의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는 실정입니다. 언제까지 면제가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현재는 면제해주고 있더라고요.
농지 소유자가 농지은행에 임대수탁을 하면 가지는 실질적인 혜택 3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농지법 위반 및 행정처분이 면제됩니다.
농지법상 농지를 실경작하지 않으면 농지를 처분해야 하지만, 농지은행에 임대수탁 기간 동안은 합법적인 임대로 간주되어 농지전수조사나 실태조사에서 농지법 위반의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둘째, 양도소득세 절세혜택입니다.
농지 양도소득세 절세의 핵심은 비사업용 토지와 사업용 토지의 세율 차이입니다.
'비사업용 토지'란 토지 소유자가 직접 사용하지 않거나 농지법상 적법하게 임대하지 않은 토지를 말하며, 양도 시 기본세율에 10% 포인트가 중과됩니다.
반면 농지은행에 8년 이상 위탁한 농지는 '사업용 토지'로 인정받아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최대 30%까지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란 오래 보유한 토지나 건물을 팔 때 양도차익의 일정 비율을 과세 대상에서 빼주는 제도입니다.
셋째, 안정적인 임대료 수입 및 관리입니다.
정부 산하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지은행이 임차인을 직접 선정하고 임대료 체납 등을 관리하므로, 개인 간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의 소지가 없이 안정적인 농지관리와 임대관리가 가능합니다.
다만, 임대수탁기간이 기본 5년이라는 점과 임대료에 상한을 두고 있어서 임대료 수익의 규모가 제한된다는 단점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제가 직접 알아보면서 느낀 것은 농지은행의 접근성 자체가 불편하다는 점입니다. 인터넷으로 사전 상담을 받기가 쉽지 않고, 지사 방문을 해야 구체적인 수탁 가능 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귀농을 준비하며 농지 임차도 알아보는 입장에서, 위탁하려는 쪽과 임차하려는 쪽 모두 농지은행 문턱이 높게 느껴지는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4. 맺음말 (농지 관련 제도의 변화,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번에 농지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것을 보면서 새삼 권력의 무서움을 느껴봅니다.
바로 며칠 전에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 모습을 유튜브로 시청한 적이 있었는데, 며칠 지나지 않아 그 내용 그대로 농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버리네요.
농지법과 관련된 제도의 변화가 이제부터 시작되려나 봅니다.
앞으로도 농지 소유자와 농민들이 얼마나 더 큰 파도를 만날지 예상이 안됩니다.
정부의 의지가 엄청나 보이니, 모르고 있거나 방심하다가는 큰 손해를 볼 수도 있을 것 같으니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농지법 개정안의 내용과 우리 국민들이 준비해야 할 주의사항은 다음 포스팅에서 준비해 볼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그리고, 여기서 솔직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농지은행 임대수탁이 합법적인 대안이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현실에서 농지 소유자들이 선뜻 임대수탁을 꺼리는 이유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개인 간 임대에 비해 농지은행 위탁 임대료가 턱없이 낮은 경우가 많은 편이고, 임대 기간이 길어 중간에 농지를 다시 활용하기도 어렵습니다.
제가 보기엔 이 두 가지가 임대수탁을 회피하게 만드는 현실적인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합법이니까 당연히 해야죠"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는데, 실제로 암암리에 개인 임대를 선택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수익성 차이가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일 겁니다.
국내 유휴 농지 면적은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농지 임대차 제도의 실효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출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제가 농지은행을 접해보면서 느끼는 제도의 개선방향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다양한 제안과 기획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지금 농지은행은 농지소유주와 농지를 임차하는 농민 사이에서 중개 수수료만 받는 중개인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농지 임대차에 관한 주체는 농지소유자와 농민이고, 농지은행은 수수료를 받고 있는 중개인이라는 느낌을 주는 것은 공공기관이 좀 더 개선할 부분이 많다는 것이겠지요.
농지소유자가 농지은행에 임대수탁하는 조건도 까다롭지만, 이를 임차하고자 하는 농민에 대한 조건도 까다롭긴 마찬가지입니다.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해서 겨우 농지를 하나 임차하려는 농민의 입장에서 보면,
농지마다 임차료, 입지 및 영농여건, 농지의 휴경 상태가 케이스마다 다르니 초보 귀농인의 경우에는 농지를 선택하기가 망설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아직 농지에 대한 선택지가 많은 것도 아니고, 임차한 휴경지를 농지로 다시 복구하는 노력과 비용도 거의 임차 농민이 부담해야 한다고 봐야 합니다.
정부 산하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지은행을 통해서 농지를 임차한다면, 최소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농지 상태로 만들어 농민에게 임차해 주는 제도개선의 노력이 필요하 않을까요?
이런 노력을 개인인 농지의 임차인이 하는 것보다는, 공공기관이 수행한다면 휴경지의 복구와 관련된 기술과 노하우, 복구 장비에 대한 발전도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기울어진 위탁 임대료의 수준을 정부가 일부 보전해 주되, 그 부담이 임차 농민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재원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국가가 농지의 관리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농지 소유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 아닐까요?
지금은 농지를 임차한 농민이 임대료를 농지 소유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방식인데, 농지은행은 중개 수수료만 받고 그다음에 생기는 문제에 대해서는 큰 역할이 없는 것 같습니다.
농지의 임대차 계약 이후에도 농지 소유자의 입장에서는 사정에 따라 농지를 처분해야 할 사정이 생길 수도 있고, 농지를 임차한 농민의 입장에서도 질병이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농업을 계속할 수 없는 사정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가 생겨도 농지를 휴경지로 만들지 않고 농업을 계속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수 있는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할 듯합니다.
또 다른 희망사항도 많은데 오늘은 여기까지만 이야기하고 이만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대한민국은 나날이 개선되고 발전해 가는 나라입니다.
농민도 행복한 나라, 농민이라는 직업이 자랑스러운 나라가 가능할까요?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법률 또는 세무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반드시 전문가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